새벽 알람 소리에 눈을 뜨니 밖에 비가 억수로 쏟아진다. 이비에
등산을 가나 하고 폰 문자를 확인 하니 별 소식이 없다. 그럼 무조건
산행을 한다고 보고 준비 하고 있으니 옆지기 기가 차는지 혀를 차면서
도시락을 싸준다. 밖에 나와 택시를 탔는데 기사 왈 이비에 어디 가느냐
하면서 신기한 듯 쳐다본다.
당초 18명이 신청 했는데 3명이 꼬리 내리고 15명이 28인승 리무진으로
들머리를 향해 씩씩하게 출발 했다. 이른 새벽이라 바로 소등 눈을 감고
비몽사몽 간에 어느듯 섬진강 휴게소에 도착 아침을 먹는데 날씨가 쾌청하다.
8:30 산행 들머리 방아재에 도착 준비를 마치고 45분에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은 600고지 넘는 산이 없어 편안한 산행이 될 것이라고 생각 했는데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지난번 2건의 태풍 영향으로 나무가 쓰러지고 뿌러지고
곁가지가 흩날려서 등로가 전쟁후의 잔해 처럼 엉망이다.
첫 봉우리인 만덕산에 오르니 멀리 광주 시내가 보이고 산아래 너른 들판에
곡식이 알차게 익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엉망인 등로를 따라 걷는데 평소
보다 배로 힘든 산행이다. 한참을 가 어중간한 등로에 푯말이 있길래 다가와서
보니 호남정맥 중간지점이란다. 기념 사진 남기고 오르막을 힘차게 오르니
오늘 최고봉인 수양산 갈림길이 나온다. 수양산은 정맥 마루금에 약간 벗어나
있으므로 베낭을 벗어 놓고 후다닥 갔다오니 후미가 갈림길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다. 같이 모인 기념으로 준비한 막걸리를 마시는데 마나님 엄명으로 금주
기간이라 혼자 물만 마셨더니 갈증이 더 생긴다.
내리막길을 내달려 선돌 고개에 도착 하니 아침에 우리가 타고온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선돌고개다. "선돌"이라는 지명으로 입석리인데 선돌은 어디를 봐도 보이지
않네.. 시간이 이르지만 여기서 점심을 먹고 세번째 높은 봉우리인 국수봉을 향해
진군한다. 오르막 중간 지점 임도에서 일행 한분이 그리로 가는 바람에 우린 국수봉
정상에서 30분 알바를 하게 된다. 국수봉에서 정북으로 진행 해야 하는데 서쪽으러
가야 임도로 간 일행을 만날 수 있다고 그냥 진행하여 알바를.ㅠㅠㅠ
다시 국수봉을 올라 다시 후미와 만나서 2차로 막걸리를 나눠 마시고 선두조는 다시
내 뺀다.ㅎㅎㅎ. 군대 유격 훈련을 방불케 할 정도로 낮은포복,응용포복 장애물 넘기
등등.평소보다 체력이 많이 소요 되었고 갈증과 허기를 함께 해소 시켜주는 막걸리를
마시지 않아 펑소보다 물이 많이 먹힌다.
오늘 걸어야 할 거리를 반 쯤 와서 체력이 달리는 것을 느끼기에 마눌 엄명이고 뭐고
가릴것 없이 노가리재 지나 처음 오른 봉우리에서 막걸리 2잔을 연거푸 마셨더니
이제 살 것 같다.ㅎㅎㅎ.선두도 이제 2개 그룹으로 나눠 진행 한다.뱀띠 선배님 2분과
나랑 갑장 해서 4명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내달리니 마지막 봉우리닌 유둔봉이다.
여기서 뒤에오는 일행을 기다리면서 남은 막걸리를 비우고 가방 털기를 했는데 후미가
따라오는 기척이 없으므로 그냥 유둔재를 향해 고고싱...
날머리 1키로 남기고 길이 잘 나 있는 임도에 다다르니 원조 안내 가이드 설여사가
마중 나와 있다. 날머리에 도착하니 17:55 총 산행 시간 9시간 10분 약 27km를 걸었다.
약 1시간 뒤 맨 후미 도착 차로 무등산 자락으로 이동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닮은
건물 경양식 집인 "오페라 하우스"에서 낚지볶음으로 저녁을 먹고 귀울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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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0 울산 도착 태화 로타리에서 택시로 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