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근교 등산

운문사 환 종주

울산 여의주 2010. 9. 29. 09:48
~"운문사 환 종주"란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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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사 환 종주란 이름으로 산길 일백리를 구름에 달 가듯이 걸었습니다.

일백리 완주 자에게, 혹은 순위를 매겨서 포상을 하는 경기를 한 것도 아니고

이 밤을 달려 목표점에 도달하면 개개인이 원하는 무슨 소원을 이루는 것도 아닌데

운문령에서 합류한 대원을 포함 24명은

날머리에 있는 고요한 운문호에 고단했던 하루의 여정을 차분히 가라앉히며

출발지였던 운문면 방음리, 10리골 가든 앞에 내려섰습니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와 죽음보다 깊은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언제:2010년 9월 19일, 01:15~18:10

어디를:방음리~옹강산~문복산~상운산~가지산~운문산~범1-2봉~

호거대~방음산~방음앞산~방음리, GPS 기준=39.6km

누구와:산벗 회장님 외 24명,(운문령 합류 5명)


 

 

 

 

 

 

 

 

 

 

 

 

먼~길에 대한 긴장감은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출발 전에 잠들을 좀 자 두셨으면 좋을텐데 하는 바람은 있었지만

평소 습관들이 있으시니 어디 잠을 잘 수 있었겠습니까?

자정 무렵 문수고 앞에서 만나 산행지로 가는 차안에서의 님들의 모습은

평소 여느 산행 때나 마찬가지로 밝고 편안해 보였습니다.

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들 아실 터인데

밤잠 못자고 산길 가야하는 고통을 아는지 모르는지 ...?

 

 

 


    

보름이 지난지 4일째, 달이 참 밝았습니다.

아닌 달밤에 체조를 하고 기념 촬영을 한 뒤, 산으로 향하는 대원들의 어깨위로

훤하게 달빛이 내려앉았습니다.

옹강산으로 향하는 능선에 올라서니 이 밤에 산내 지촌리 쪽에는

물안개 가득 달빛을 받아 수묵화를 그려내고 있으니

대원들의 탄성이 절로 나오고 카메라에 담아놓으라고 성화신데

어떡해요? 마음에만 그려놓았습니다.

 

 

 


야심한 시각에 시작한 산행이지만 달빛이 좋아서

시야가 터진 전망대에 서면 마루금이 선명하고 사방 위치를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어두운 밤에도 주변을 조망하며 산길 질주는 별 무리 없이 진행 되었고

03시 15분, 옹강산에 들었습니다.




 

 

 

 

 

 

 

 

 

 



옹강산에서 삼계리 재까지 곤두박질을  치고 서담골봉을 지나 문복산 능선을 탈 무렵

검붉은 아침노을을 그리며 여명이 시작 되었습니다.

어둠을 깨고 나타나기 시작한 산하는 춤을 추는 운무와 함께

신 새벽의 정취를 대원들에게 흠뻑 나누어 주면서 밤길의 노고를 달래 주었습니다.

 

 

 


풀잎 끝에 성근 이슬

바위틈에서 말갛게 웃는 구절초

바람이 부는 대로 나부끼며 세월을 돌아보게 하는

가을의 전령 억새,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이 생경하고 아름답게 시야에 들어오는 밤과 낮의 교차점을 체험하며

05시 40분경, 전 대원 문복산을 품었습니다.



 

 

 

 

 

 

 

 

 

 


문복산을 떠나 낙동 정맥과 연결되는 895봉 가기 전 06시 30분경

무전기를 타고 반가운 구공탄 대장님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대원들의 아침 식사 지원과 운문령에서 부터 함께 산길을 열어가기 위해

주영, 지수, 자목, 구공탄 네분께서 새벽길을 달려 운문령에 도달한 것입니다.

산으로 다져진 인연이 아니면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이겠습니까?

네분께 마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07시 5분, 예정된 시간과 오차 없이 들머리에서 15km 지점인 운문령에 내려섰습니다.

네분의 지원 조는 먼저 산행을 시작했고 대원들은 뜨거운 우거지국, 따뜻한 밥으로

아침 식사를 한 후,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운문령에서 날머리까지 남은 거리 GPS 기준으로 약24km,

어쩌면 이제부터 본격 산행의 시작이라 생각하고 식수, 중식, 간식, 상비약

그리고 대원들의 컨디션까지 점검을 하고 07시 45분,

가지산을 향하여 걸음을 옮겼습니다.

 

 

 

아쉬웁게도 찬바람님은 산행 전 날부터 장염으로 고생을 하던 터라

뒷설거지를 부탁드리고 날머리에서 만나기로 하고 운문령에 남으셨습니다.

싸나이의 약속이라고 굳이 성치않은 몸으로 산행에 참가해 주신 찬바람님께

그 마음 감사히 받았음을 전합니다.



 

 

 

 

 

 

 

 

 


운문령 출발한지 2시간째,

가지산 능선쯤으로 치부할 만도 하지만 가지산을 정점으로 놓고보면

쌀바위에 내려섰다가 다시 1100고지 이상까지 치고 올라야 하는 곳이라

산자가 붙은 호칭을 얻었음직한 상운산을 거치고

가지산을 오르는 산객에게 적당한 쉼터를 재공해 주는 쌀바위에서

회장님께서 내어주신 막걸리 한잔씩으로 기를 돋운 뒤

09시 50분에 가지산 정상에 올라 일망무제의 영남 알프스를 가슴에 품었습니다.

영남알프스의 모든 능선들이 이곳 가지산에서 뻗어가고 모여들고

언제 올라도 너른 품으로 맞아주는 산,

우리도 가지산과 같은 그런 너른 품을 가지고 한세상 풍미했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봅니다.

 

 

 


선두에 서신 일월 팀장님의 행보는 거침이 없습니다.

쌀바위에서 쉬었으니 가지산정에서는 휴식 없이 운문산을 향하여!



 

 

 

 

 

 

 

 

 



가지산에서 아랫재로 내려섰다가 운문산으로 오르는 능선길은

영알의 백미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언제 어느 계절이든

빼어난 정취로 뭇 산꾼들의 마음을 휘어잡습니다.

백운산으로 갈라지기 전 삼거리 지점까지의 탁 트여진 능선길,

표충사로 넘어가는 도래재와 마주보며 언제나 고즈넉한 멋에 젖어있는 아랫재,

100대 명산에 걸맞게 웅장하고 곳곳에 단애의 암릉미를 자랑하는 운문산,

밀물처럼 밀려오는 감흥은 그 길을 걷는 이에게, 그 산에 오르는 이에게만 주는

크나큰 선물일 것입니다.

 

 

 

 


운문산정에서 어둠을 헤치고 지나온 길과, 앞으로 가야할 길을 가늠해 보고 있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능삼이님이 예의 탄력 넘치는 기상으로 운문산을 올라서고 있었습니다.

찬바람님의 기별을 아침에 접하고 운문령에서부터 부리나케 따라오셨다는데

일주일 전, 동악산 동행을 했던 터이지만 예기치 못한 곳에서의 만남은

더한 반가움으로 다가왔습니다.

 

 

 


11시 55분, 운문산에 정상에서 아침 식사를 지원하고 먼저 산행을 시작했던

지원 조 네분과 조우를 한 뒤 중식시간을 가졌습니다.



 

 

 

 

 

 

 

 

 

 


중식 후 출발 시각이 12시 50분,

남은거리는 GPS 기준으로 약 14km,

비교적 난코스는 없다고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고

중식 이후 누적된 피로와 졸림과의 치열한 자기극복을 어떻게 해 낼지가 관건이었습니다.


 

 

 

 

야간 산행과 한차래 번개산행 외에 종주 산행은 처음인 내안의 천사님은

이미 운문령 무렵에서부터 시큰거리는 무릎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고

 

 

 

 

절치부심 자기 스스로를 뛰어넘고 산벗 회장님과 단 한번이라도

나란히 걷기를 소망하시면서 오늘을 준비 해 오신 관우님은

다행인지 아니면 천지(?)를 모르시는 건지 의기양양이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딱밭재를 내려서고 범1,2봉을 거쳐 능선 우측에 운문사가 있는 호거대를 향하여

가는 길은 어쩌면 모두에게 자기 극복의 과정이었을 것입니다.

산이 주는 풍광도 산으로 향한 열정도 어쩌면 당연한 것이 되고

지극한 산심을 배워가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준비 없이 산을 오르지 말 것,

산에서 무례하지 말 것, 만용과 경거망동 하지 말 것,

충분히 산행코스를 숙지하고 독도할 것,

인내하고 겸손할 것, 동료들 간에 의를 나누고 협력할 것 등은 기본이고

자기 자신을 극복하고 넘어서야 한다는 것을 산은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었습니다.

 

 

 


15시 45분, 호거대에 도착, 전열을 가다듬고 긴장의 끈을 다잡았습니다.



 

 

 

 

 

 

 

 

 

 

 


호거대에서 날머리까지 거리도 만만치 않은 약8km,

10분여의 짧은 휴식을 꿀맛처럼 즐기고 오로지 걷는 자에게 끝을 보여주는

종주길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방음산으로 향했습니다.



 

이 글을 올리는 시점은 산행을 한 날로부터 이틀이 지났습니다.

대원 한분 한분의 안부가 제일 궁금합니다.

 

작년 천태, 토곡 종주 때 보다 산행 밸런스를 잘 잡아주신 회장님!

감히 누구라 그 연세에 산길 백여리, 길 나설 수 있겠습니까?

정녕 대한백리 산악회 수장이십니다.

경의를 표합니다.


또 한 분, 대한백리를 가슴에 안고 사시는 소풍님!

진정한 대한백리 산꾼이자 표상입니다.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종주 산행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두환님의 꾐에 빠져 덜렁 백리길 따라나선

장상익님! 가지산에서 석남사로 탈출하시지 않고

끝까지 완주 해주셔서 그 투혼 높이 삽니다.

애쓰셨습니다.


산미소님!

검은 눈동자님!

시골 공주님!

그리고 꽃돼지 대장님!

여걸 네 분께도 진정 경의를 표합니다.

아름다운 산사람들이십니다.


내안의 천사님!

지금쯤 다리 통증 다 가라앉고

다음 종주길 기대하고 있지나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무척이나 산이 그리울 것입니다.


대한백리의 관우님!

님의 기상이 허상이 아니라 진상(?)이었음을 입증하셨습니다.

그러하셨다고 허구한 날, 종주 가자고 어깃장 부리시면

쥐도 새도 모르게 하룻강아지 되는 수가 있습니다. 하~하~

오늘에야 비로소 차인표 보다 훨씬 더 미남이시라는 걸 느꼈습니다.

아름다운 당신의 도전에 찬사를 보냅니다.


먼~길 동행 해주신 대원 한분 한분께도

종주길 잘 준비 해주시고 협조 해주신데 대해 감사와 고마움 전합니다.

님들이 계셨기에 아름다운 운문사 환주 길 열었음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대한백리 산악회 산행 대장님 여섯 분,

눈에 뜨이지 않으면서도 세심한 준비와 철저한 리드,

시작에서 마무리까지 손발 맞추어 무탈하고 근사한 산행 이끌어 주셔서

또한 감사를 아니 드릴 수가 없습니다.

대장님들의 탄탄한 지원 덕택에 산방에 활력이 넘치고

대한백리의 산심이 채워지고 있습니다.

대장님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일백리 운문사 환 종주 길은 18시 10분, 방음리에 내려서면서 끝이 났습니다.

 

 

내려다보이는 운문호 수면위로는 땅거미가 스미고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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