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즉설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 지금 경찰 최종면접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인데
어떻게 하면 면접을 잘 볼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멋진 경찰관이 될 수 있을까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 답
경찰 생활 피곤해요? 안 해요?
(피곤하다고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면 오늘부터 이렇게 기도하세요.
'아이고 부처님, 피곤한 경찰은 안 되는 게 좋겠습니다' (대중 폭소)
그런 마음을 내야 돼요.
'아이고, 경찰 그거 피곤하다는데, 경찰 돼서 뭐하노?
그래도 이왕 시험을 쳐 놓았으니, 안 갈 수는 없고
면접관이 나를 보고 딱 떨궈 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ㅎㅎ)
그렇게 마음을 딱 먹고 가야 돼요.
그런데 재수없이 걸리면 어떡하느냐..
'아이고, 이왕지사 걸린 거 뭐.. 그냥 다니지..' 이러면 돼요. (대중 박수)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내가 경찰관이 꼭 돼야지' 하는 마음이면,
들어갈 때 그 사람들 눈치를 봐요. 잘 보이려고..
그러면 그거 자체가 벌써 노예근성이에요.
그러면 면접관들이 볼 때 '이 사람은 경찰 하면 안 되겠다' 하고 딱 잘라 버려요.
아시겠어요? (네)
내가 경찰들한테 가서 법문하면 질문지 중에 이런 게 나와요.
손들고 직접 하려면 상관들 눈치보이니까.. 질문지를 종이에 써 내라고 하면
질문지 중에 '야야야야야주~ 이래서 어떻게 살아요?' 이렇게 써 놨어.
이게 무슨 말인지 알아요? 야야야야야주..
야간 야간 야간 야간 야간.. 맨날 야간근무.. 이래서 도저히 못 살겠다는 거여..
예전에야 돈만 갖다 주면 부인들이 살지만
요새는 밤에 안 들어오는 남자하고 살겠다는 여자가 있어요? 없어요? 없어..
애들 얼굴도 못 보고.. 가장 노릇 제대로 되지도 않고..
그렇게 고민들 한단 말야..
그런데 그게 뭐 좋다고 할려고 그래요?
있는 사람들도 때려치려고 하더구만.. ^^
거기 목매달지 마라.. 이 말예요.
지금은 좋아 보이지만 가 보면 고생이야.
그러니까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 면접 편하게 보고..
안 돼도, '아, 이거 나 고생하지 말라고 부처님이 미리 떨궈 주시는구나' 생각하고 딴 거 하고..
그런데 재수없이 걸리면.. 요새 직장 구하기 힘들어요? 쉬워요? (어렵습니다)
'어려우니까 뭐 고생이라도 이거라도 다니자..' 하고 열심히 다니고
이렇게 마음을 편하게 먹어야 좋아요.
이거 떨어지면 인생이 망칠까? 그래도 내 인생은 있을까? (있을 거 같습니다)
그래.. 자기 사대육신 멀쩡하겠다, 정신 멀쩡하겠다..
저기 아까 질문한 사람은 정신없는 사람도 저렇게 애 낳고 키우는데
자기는 몸도 멀쩡하고 정신도 멀쩡하고.. 걱정할 게 뭐 있어?
그러니까 마음을 편하게 먹고,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 그런 마음으로 면접을 봐야
오히려 될 확률이 높은 거야.
그러니까 절에 가서 이렇게 기도하세요.
'관세음보살님, 보살님 뜻대로 하옵소서' 이래야지
'이거 해 주세요, 저거 해 주세요' 그러면 구걸이 돼. 구걸..
부처님은 구걸 안 하셨어요.
딱 남의 집 앞에 서 있었어요.
'주인이여, 뜻대로 하옵소서. 주려면 주고, 말려면 말고..' (대중 폭소)
'욕하고 싶으면 욕하고..' 욕해도 어때? 놔둬요.. '뜻대로 하소서..' 하고
욕하면 하는 대로 대응하고, 주면 주는 대로 받고, 안 주면 안 주는 대로 가고..
그러니까 내가 자유로워지는데
'밥 좀 주세요, 뭣 좀 주세요. 아유 꼬드밥이네요, 흰밥 주세요..'
이렇게 하면 이제 구걸자가 된다..
인생이 초라해진다.. 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