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령~장연리
잠이 깨어 시계를 보니 아직 새벽 4시다. 오늘도 장거리 산행 계획이 있어
긴장을 한 탓인지 일찍 잠에서 깨어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해 보지만 더
이상 잠이 안와 뒤척 거리고 있으니 마나님도 깬다. 잠시 YTN뉴스 채널
보다가 5시경 일어나 마나님이 싸주는 도시락을 챙기고 추위에 떨지 않을려고
보온을 철저히 한 후 군청 앞 버스 탑승 장소에 시간 맞춰 나가니 버스가 먼저
와 있다. 25인승 버스에 올라 반가운 산우들과 인사 하고 문수고 들러 한무리
태운 후 언양 "신라 해장국" 식당으로 가서 이른 아침을 먹는데 시원한 국물에
배를 채우니 어제 숙취가 해소 되는 것 같아 좋다.
운문령에 도착 산행 준비를 하는데 아직 해가 뜨지 않아 조금 어두운 고갯길에
웬 바람이 그렇게 세게 부는지 그리고 너무 추워 산행을 포기 하고 싶다. 평소와
달리 사전 스트레칭 없이 각자 알아서 보온 대책을 하고 바로 산행을 시작 한다.
등로는 빙판길이라 10여분 올라 가다가 만사불여튼튼이라고 미리 아이젠을 착용
하고 산행 한다. 날이 너무 춥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상운산은 오르지 않고 임도를
따라 쌀바위 까지 진행 잠시 숨을 고르고 가지산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남긴다.
1000고지가 넘어 그런지 눈이 많이 쌓여 있어 빙판길보다 걷기가 편하고 좋다. 이른
시간인데도 벌써 정상에서 내려 오는 등산객도 몇 명 만난다. 먼저 정상에 올라서서
후미를 기다리는데 바람이 불어 추워서 서서 있을 수가 없을 지경이다. 모두 정상에
올라 단체 사진을 찍는데 성격 급한 몇 분은 벌써 헬기장 까지 내려가 있다. 갈길이
멀고 카메라도 얼어서 말을 잘 안들어 겨우 인증샷 몇 장 남기고 서둘러 아랫재로.....
아랫재에서 잠시 쉬면서 전 대원 무사히 내려 서는 것 확인하고 된비알을 오르기 위해
각자 알아서 간식으로 요기를 한다. 나도 막걸리 2잔으로 요기를 하고 쉬엄쉬엄 선두로
운문산에 올라서니 예상보다 바람이 적게 불고 하늘은 맑아 고운 하늘 색깔을 보여준다.
후미가 올라 올 때 까지 기다리는데 땀이 식으니까 추워 양지 바른 곳에서 15분 가량
기다리다가 도저히 안되어 먼저 온 사람들 끼리 사진 남기고 먼저 출발한다.
이제 시간이 12시가 다 되어 가므로 운문산에서 억산 까지 주 능선에 등산객을 많이
만난다. 딱밭재를 지나 범봉에 올라서니 한무리 등산객이 점심을 먹을려고 버너에
불을 지피고 있다. 우리는 팔풍재에서 식사 하기로 정하고 다시 작은 범봉을 거쳐
팔풍재에 도착 했는데 안부라 바람이 불고 추워서 조금 더 진행 억산 쪼개진 바위
밑에서 자리를 잡아 선두조는 먼저 식사를 한다. 오늘은 대원들 모두 술을 자제
하는 분위기고 술도 막걸리 외는 가져 오지 않았으므로 반주로 또 막걸리 2잔을 ...ㅎㅎㅎ
식사가 끝날 무렵 후미조 도착 식단을 차리는 것을 보고 날씨도 구름이 몰려와 가끔
눈발도 날리므로 서둘러 억산을 오르다가 나홀로 옆 쪼개진 바위에 올랐다가 다시
돌아나와 억산에 올라 영알을 조망 하면서 후미를 기다린다. 후미조도 금방 식사를
마치고 이내 억산 도착 단체로 사진을 찍고 산행대장 설명으로 이제 오늘 산행거리 중
반 왔으니 탈출 할 사람 나오라 하니 아무도 없다.
이제 남은 거리 12.9km 지만 빨래판 처럼 오르 내리길 많이 해야 하는 코스지만 긴거리
오르막이 없어 큰 걱정이 안되고 무릎에 이상이 올까봐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겨서 그런지
컨디션이 좋다. 등로에 눈도 많이 없지만 바닥이 얼어 미끄러지기 쉬워 무릎 상태가 안좋지만
계속 아이젠을 차고 걷는다. 복점산을 지나 전망대 바위는 우회하고 인재내려서기 직전에
있는 사자봉이 보이는 전망바위에서 잠시 쉬면서 후미조를 기다려 같이 인재에 도착한다.
이름없는 봉우리를 몇개 지나고 암봉도 지나 구만산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진행하는 리본을
하나 붙이고 진행 하는데 중간 그룹에서 길을 묻는 고함 소리가 들려 같이 대답 해주고
수시로 무전으로 연락 하니 모두 알바 없이 잘 따라 오고 있다. 흰덤봉에 오르니 대원 모두
허기 진것 같아 비상 식량으로 배를 채우고 마지막으로 막걸리를 3잔 마시며 체력을 보충했다.
18명 중 12명이 선두조를 이루고 6명이 후미에서 열심히 따라 오고 있다. 능사지굴 입구를 지나고
송백리 갈림길에서 다시 한번 숨을 고른 후 오치령 갈림길에 도착 하니 육화산 가는 길 표시가
잘못 되어 있어 바르게 해 놓고 진행 방향 리본 하나 달고는 육화산으로 가는데 12명에서 2분이
뒤로 쳐진다. 육화산 정상에 올라 10명만 단체로 사진을 남기고 무전으로 후미조 랜턴 보유 상황을
점검하니 모두 보유 하고 있다고 하여 안심하고 먼저 내려가는데 코스가 오늘 산행 중 최고로
위험 한 곳이다. 마침 해도 지쳤는지 서서히 멀리 화악산 왼쪽으로 넘어 가기 직전이다. 선두는
랜턴을 켜지 않고 내려 가기 위해 암릉 구간과 급 내리막을 빠른 걸음으로 내려 섰는데도 임도에
도착 하니 사방이 어두워 졌다. 10명에서 다시 3분이 뒤쳐져 그분들은 끝무렵 랜턴을 켜고 하산
하는구나. 먼저 내려와 버스를 찾으니 없어 무전은 안되고 폰으로 연락하니 다른 곳에 있다가 5분만에
장수노인회관에 오는 것을 타고 후미조를 위해 차가 갈 수 있는 곳까지 올라가서 대기 하고 있으니
산꼭대기 후미조가 내려오는 불빛이 보인다. 산행시작 12시간에 맞춰 모두 무사히 하산 완료하여
씻을 겨를도 없이 바로 언양으로 이동 도개비 대장이 예약 해 놓은 "성옥식당"에서 동태탕으로 하산주
겸 저녁을 먹으면서 화이트 2병 정도 비우고 역순으로 울주군청 앞에서 하차 걸어서 집으로.....
11시간 산행 도상 27.5km 실 걸은거리 약 35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