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명산 등산

제천 백운산 2

울산 여의주 2011. 7. 19. 16:42

여름 산의 진수를 보여 주었던 원주 백운산의 긴 이야기~|정기산행후기

 

 

 

 

 

 

~벼락바위봉에서...~

 



일기 예보에 경기 이북지방에만

남하하는 대륙성 기압과 북상하는 열대성 기압의 가운데에 끼여 비가 내리고

공식적으로 장맛비는 끝이 났다는 예보가 있었다.

그렇다면 일단 비는 피할 수 있고...

 

 


산으로 가기위해 집을 나서는데 무룡산 마루금 가득 아침노을이 곱다.

그런데 미동도 않는 구름, 나뭇잎 끝에 매달려 있던 바람들조차 모두 어디로 갔는지

작은 살랑임도 느껴지지 않는다.

 

 


우기의 뒤끝이라 습도는 높고 바람이 없다면 숲속은 갑갑할 터인데

문득 제작년 칠월 셋째 주, 괴산 칠보산 산행의 악전고투했던 추억이 머리를 스친다.



 

 

 

 

 


언제:2011년 7월 17일


어디를:원주 백운산


누구와:산길 부회장님 외 36명



 

 

 

 ~어허! 요령 부리는 박한식님~

 

 

 

 

 

 ~개망초꽃이 한가로이 마중을 하고~

 

 

 

 

 

 

 

 

 

 

 

 

 

 

 

 

 

 

 

 



09시 45분에 치악재에 도착을 해서 산행 준비를 하고 10경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비교적 원주 방향의 급경사에 비해 제천 방향은 완만하고

고원 구릉지대를 형성하고 있는 치악재는 중앙 고속도로가 개통이 되면서

오가는 차량도 뜸하고 예전에 비해 별 변화가 없이

옥수수 대궁이 무성한 강원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들머리는 고속도로 아래 백운산, 칠봉암 이정표를 따라 100m쯤 진행을 하다가

차단막이 내려져 있는 임도가 아닌 좌측 칠봉암 가는 길로 접어들면

칠봉암 일주문 우측 묘지 뒤로 산길이 열려있다.

 

 

 


예상한 대로 아침에 한차래 비를 뿌렸던 산속은 습도로 꽉 차있고

바람의 흔적조차 없는 등로는 초입부터 대원들의 온몸을 땀으로 흥건히 젖게 만들었다.

 

 


‘내 이럴 줄 알았지. 느긋하게 늦잠이나 좀 자두고 얼음 띠운 수박화채에

매콤한 비빔국수 한 그릇 말아서 배 두드리면 천하에 부러운 것이 없을 터인데...’

그러나 어이 하리?

차는 이미 떠나왔고 몸은 이미 산에 들었는걸,



 

 

 

 ~삽살강아지 처럼 생겼습니까?~

 

 

 

 

 

 

 

 

 

 

 

~해산바위 통과 중~ 

 

 

 

 

 

 

 

 

 

 

 

 

 

 



암릉 구간이 거의 없는 전형적인 강원도의 육산,

첫 전망대 강아지 바위에 올라 둘러본 구름 쓴 치악의 산세와 원주시내

그리고 겹겹의 마루금,

벼락바위 암봉 아래, 배낭을 메고 통과하기엔 비좁은 자연 굴을 통과해서

뭉게구름 사이로 파랗게 들어나는 하늘과 한가로이 노니는 잠자리 떼,

먼 산들을 바라다 볼 수 있는 확 트인 시야는 힘든 여정을 잠시라도 있게 해준다.

 

 


산길 오름은 어차피 인내와 고통이 수반되는 법,

그것을 알고도 산으로 또 산으로 드는 이유는 고통 뒤에 오는 잠시잠깐의

강력한 이 느낌,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이 마력 때문일 것이다.



 

 

 

 

 

 

 

 

 

 ~보름가리봉 오름~

 

 

 

 

 

 ~보름가리봉에서 바라다 본 치악~

 

 

 

 

 

 

 

 

 

 

 

 

 

 

 

벼락바위봉에서 내려서는 안부에서 12시15분 중식을 먹었다.

산행 때 마다 식단을 둘러보면 눈이 휘둥그레 질 정도의 음식들,

더더군다나 리갈님이 메고 온 우당대장님과의 합작품 열무국수는

살 어름 까지 둥둥 띠워서 마치 전문 식당에서 갓 내온 것 같은 맛이었다.

‘그렇지 산에서의 먹는 느낌 또한 다른 어디에서도 맛보기 어려운 묘미중의 묘미,’

그러나 중장거리 산행에서의 배낭 무개는

그날의 컨디션을 좌우할 수 있다는 사실만은 명심하시기를...

 

 


12시50분, 선두는 중식 시간을 끝내고 후미 대원 몇 분을 남겨놓은 채

오후산행을 시작해서 13시40분 보름가리봉을 찍었다.

그리고 14시, 지도상의 작은 백운산 정상, 산행시간이나 산행 난이도,

산행거리 등에 비해 대원들의 피로도는 높았고 진행 속도는 눈에 뜨이게 느려졌다.

고온다습한 기온 속의 산행 체험을 톡톡히 치러내는 중이었다.

 

 

 


후미 대원들은 보름가리봉에서 내려서는 안부에서 차도리 마을(백운면 운학리)방향으로

탈출로를 열었다.



 

 

 

 

 

 

 

 

 

 

 

 

 

 

 

 

 

 

 

 

 

 

 ~다른 때 같으면 환하게들 웃으실텐데...~

 

 

 

 

 

 

 

 

 


14시 55분, 군사 시설물이 있는 철조망 옆길을 따라 나리꽃이 어여쁜 초원지대를 지나고

시설물 초소 앞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15시35분 백운산 정상에 들었다.

강원도 원주와 충청도 제천의 경계점인 정상에는 각 지자체에서 올려놓은 정상석이 둘이고

잡목이 자라서 확 트인 시야는 아니지만 잡목 너머로 주변을 빙 둘러볼 수는 있었다.

역시 바람 한 점 없는 정상에는 잠자리 떼만 한가롭고 대원들은

기념촬영을 한 뒤 정상 옆 그늘로 숨어든다.

대장님들 간 협의를 하더니 금일 산행은 오두봉 오르기 전 안부에서

진행방향 좌측 상학마을로 하산을 하기로 결정을 한다.

 

 


선두그룹에 뒤이어 대원들이 속속 정상에 도착을 하고

16시05분, 마지막 대원들이 정상에 올라 잠시 휴식을 취한 뒤 하산을 시작했다.



 

 

 

 

 

 

 

 

 

 

 

 

 

 

 

 ~상학 마을의 당산나무~

 

 

 

 

 

 

 

 

 

 

 

 

 

 

 



16시40분 경, 전 대원 덕동계곡 상류 임도에 내려서고

오지 마을이면서도 부분 휴양 시설물이 들어서고 있는 상학마을을 지나

18시경, 원 덕동 마을 느티나무 아래로 전원 하산을 완료했다.

그리고는 덕동 계곡 청정옥수에 땀과 의지로 뜨거웠던 몸을 식혔다.

하루의 산길이 숨 막히고 고단했던 만큼

계곡 옥수는 더 시원하고 더 청량한 느낌으로 대원들의 심신을 달래 주었으리라.

 

 


산으로 드는 길,

고운님 모두는 철저히 준비하고 산행에 맞추어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한

산행 전 개인 프로그램들을 수행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산은 우리가 준비한 것 이상의 인내와 고통을 요구할 때가 많다.

그 또한 산에 들고자 하는 개인의 욕구와

날카로운 첫 입맞춤과 같은 산에서의 감성들을 잊지 못하는

산사람으로서의 원죄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고

순응하면서

내가 원했던 그 산길을

한 걸음 한 걸음

땀과 인내로 견뎌내야 할 것이다.

 


 

 

 

 

 

 


산행 후 청정옥수에 몸을 담그는 그 순간,

하루의 힘들었던 우리 고운님들의 번뇌가 깨끗이 씻겨 졌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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